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 취재를 위해 부산을 방문한 본지는 수년간 상권 내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진 남천동 리벨 PC방의 이창현 대표를 찾았다. 코로나19 사태 후 매출은 크게 줄고 지출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멸을 자초하는 과열 경쟁을 자제하면서 요금 정상화에 매진해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이 대표의 리벨 PC방을 찾아 그 비결을 들어봤다.

남천동 상권의 리벨 PC방
남천동 상권의 리벨 PC방

8년 경력의 베테랑 PC방 업주
사실 부산은 PC방 상권으로써 분석할 때 PC방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창업자가 진입해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핵심적인 주요 상권은 최신 트렌드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격전지이며, 주택밀집지역의 동네 상권에서도 출혈경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과열경쟁 덕분에 부산에서 유행이 시작된 아이템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선도적인 지역이기도 하며,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주들이 많아 업계에서도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처럼 치열한 지역에서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요금 정상화를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정상적인 요금 체계를 확립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부산지부를 통해 이미 출혈경쟁이 수년간 이어져 왔던 남천동 상권에서 요금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제 요금 정상화를 실행하고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는 PC방 업주가 리벨 PC방의 이창현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PC방을 창업해 업계에 투신한 지 8년차가 된 베테랑 PC방 업주다. 지난 2015년 8월 부산 남천동에서 기존 PC방을 인수하면서 업계에 몸을 담은 이 대표는 5년간 해당 PC방을 운영하다 2020년 7월경 지금의 리벨 PC방을 오픈했다. 두 매장의 거리가 불과 50미터 남짓이었기 때문에 기존 PC방을 폐업하고 새로운 PC방을 오픈하는 과정에서 신규 고객을 창출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특히 이 대표는 리벨 PC방을 새롭게 오픈하는 과정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PC방 가운데 가장 세련되고 트렌디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처음 인수한 PC방이 약 7~8년 동안 운영했던 곳이기 때문에 고객들 사이에서 인지도는 높았지만, 세월의 흔적까지는 가릴 수 없었던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이왕 새롭게 PC방을 오픈하는 김에 인테리어부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그러나 리벨 PC방은 두 가지 큰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하나는 인근의 경쟁 PC방에서 시간당 PC 이용요금을 장기간 인하해 운영해왔다는 점과 갑작스레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새로운 PC방을 오픈하자마자 집합금지 등의 조치를 이행할 수밖에 없는 악조건을 만들었고, 장기간의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요금 정상화가 필수적이었다. 코로나19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만, 요금 정상화는 노력하면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세련된 리벨 PC방의 출입구
세련된 리벨 PC방의 출입구
모던 콘셉트의 깔끔한 인테리어
모던 콘셉트의 깔끔한 인테리어
카운터 뒤편으로 주방을 구성했다
카운터 뒤편으로 주방을 구성했다

출혈경쟁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
이 대표는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인한 생존권 문제는 집회와 시위에 참여해 한목소리를 냈고, 출혈경쟁은 경쟁 관계에 있는 PC방 업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요금 정상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기로 했다. 인근에 7~8개의 PC방이 있었고, 이 대표는 모든 PC방을 돌며 업주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경쟁 PC방 업주들을 만나기도 어려웠지만, 출혈경쟁의 폐해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

이에 가장 먼저 요금을 인하했다고 알려진 PC방을 비롯해 과도한 경쟁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모든 PC방 업주들을 설득해 출혈경쟁을 멈춰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이는 요금 정상화의 발판이 됐다. 이에 따라 해당 상권의 PC 이용요금은 1,300원대를 형성하게 됐으며, 상권을 요금경쟁이 아닌 선의의 경쟁 구도로 만들었다. 강력한 공감대를 통해 정상화한 요금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으며, 삼중고 시대를 맞아 요금을 좀 더 인상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다만, 요금 정상화가 됐다고 해서 경쟁 관계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선의의 경쟁이 남아 있기 때문인데, 다행히도 이 대표의 리벨 PC방은 인수 전 7~8년까지 합쳐 십수 년의 업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단골손님이 핵심인 동네 상권에서 역사만큼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단골이 많다고 해서 방심하지도 않는다.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의 질은 높이고, 시설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조치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채굴을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끊임없이 시설을 업그레이드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에 현재 리벨 PC방의 그래픽카드는 기존 GTX1060에서 RTX3060과 RTX3060Ti로 상향된 상태다. 또한 고객 편의와 잠재고객층 확보를 위해 많은 PC방 업주들이 기피하는 프린트 서비스도 합리적인 가격대에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국면에서도 과감하게 시설에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도 오랫동안 PC방을 운영해온 베테랑 PC방 업주의 준비성 덕분이다. 이 대표는 “PC방은 시설임대업이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언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재투자 비용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소 자신의 철칙을 강조했다.

리벨 PC방의 매장 전경
리벨 PC방의 매장 전경
리벨 PC방의 매장 전경
리벨 PC방의 매장 전경
깔끔한 화장실 인테리어
깔끔한 화장실 인테리어
트렌디한 커스텀 PC
트렌디한 커스텀 PC

많은 정보를 얻어 활용하는 것이 운영 노하우
리벨 PC방에는 요즘 유행하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대거 접목되어 있다. 트렌드에 뒤처진 면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국의 유명 PC방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아이템들이 반영된 상태다. 화려한 LED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커스텀 PC부터 식당 수준의 먹거리 메뉴까지 유튜브에서나 접할 수 있는 상위 1% PC방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 같은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운영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이 대표는 정보력을 첫손에 꼽았다.

이 대표는 “서빙로봇부터 최근에 PC방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아이템들에 대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섭렵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편”이라며 “PC방이라는 업종 자체가 노하드 등 PC 운용솔루션부터 먹거리 메뉴까지 매우 빠르게 유행을 타는 트렌디한 업종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목표도 다른 PC방에 비해 시설이 낙후됐다거나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리벨 PC방의 이창현 대표가 요금 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며 상권 내 과열경쟁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던 배경도 베테랑 업주의 업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동종업 종사자들과 공멸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 솔선수범으로 요금 정상화에 앞장서게 됐고, 선의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른 PC방 업주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최신 정보를 공유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리벨 PC방의 요금 정상화 성공사례가 출혈경쟁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여타 다른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좌석에서 프린트가 가능하다
전 좌석에서 프린트가 가능하다
빈티지 모던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빈티지 모던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유니크한 포인트 조명
유니크한 포인트 조명
리벨 PC방의 일반 좌석
리벨 PC방의 일반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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